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모티브 봄 정기모임

무디따 2016. 4. 7. 23:00




















 

허공의 저 너머엔 무엇이 있는가.

행복한 사람들은 모두 다 풀뿌리같이

저마다 더 깊은 잠에 곯아떨어지고

나는 꿈마저 오지 않는 폭설에 갇혀

빈 산이 우는 소리를 저 홀로 듣고 있다.

아마도 삶이 그러하리라.

은밀한 꿈들이 순금의 등불을 켜고

어느 쓸쓸한 벌판 길을 지날 때마다

그것이 비록 빈 들에 놓여 상할지라도

내 육신의 허물과 부스러기와 청춘의 저 푸른 때가

어찌 그리 따뜻하고 눈물겹지 않았더냐.


오지 않는 꿈 /박정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