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oil painting

최동열의 타임라인 / 선화랑에서

무디따 2014. 3. 2. 00:37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뉴올리언스에서 외로움을 몸에 달고 건조하고 살 때 지금의 아내 엘디를 만났다. 어느 날 그림을 그리는 엘디 옆에서 붓글씨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반 고흐와 폴 고갱을 동경하던 어린 시절 모습이 떠올랐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싸는 종이를 한 통 사 100m나 되는 종이에 뛰는 말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미술계에 입문했다. 1977년 여성의 강렬한 본성을 시원하게 풀어낸 첫 판화 누드작품을 통해 자신감을 얻어 본격적으로 유화 작품을 시작했다. 1977년 흑인을 그린 유화가 첫 유화 작품이다.

↑ 【서울=뉴시스】최동열 '뉴올리언스 잭슨스퀘어의 재즈 뮤지션들' (35.5×45.7㎝, 캔버스에 유채, 1977)

↑ 【서울=뉴시스】최동열 '노란 절규자들(yellow wailers) 106.5×142㎝, 캔버스에 유채, 1984

화가 최동열(63)은 그렇게 붓을 잡았다. 최씨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선화랑'에 화가 인생을 풀어놨다. '최동열의 타임라인: 1977∼2014'란 제목으로 초기작부터 최근 히말라야 작업까지 유화, 드로잉, 판화, 밀랍 작품 50여점을 전시했다.

최씨는 뉴올리언스를 떠나 멕시코와 미국 서부·남부를 떠돌며 작품 활동을 해오다 1987년 15년 만에 서울을 찾았다. 당시 화두였던 '한(恨)'을 찾고자 아내와 10개월 된 딸을 데리고 전남 해남과 진도 여귀산 기슭 탑리에서 생활하며 작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뉴욕과 워싱턴을 비롯해 우루무치, 티베트, 네팔, 인도의 시킴 라다크 등 주요 지역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1984년에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를 다니며 길에서 훔쳐보던 실내를 작품으로 옮긴 '안과 밖' 시리즈를 시작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는 뉴욕의 야경, 2004년에는 경기도 이천에서 산수를 배경으로 도자기와 누드를 배치한 작업을 했다. 거처를 옮길 때마다 그곳의 정서를 바탕으로 도시와 정물, 누드를 적절히 배치해 안과 밖 시리즈 연작을 해왔다.

현재는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인간의 정신세계를 섭렵하는 영혼을 재현하고 있다.

원혜경 선화랑 대표는 "장소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작가의 작품과 역동적인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3월11일까지 볼 수 있다. 02-734-0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