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의 한 귀퉁이를
뭉텅 잘라먹고 겨울이 온다
내일쯤이면 첫 서리가 내린다는데
투명한 가을볕에 널어놓은 흰 빨래는
아직 거두지 못하였다
너의 소식을 찾아 헤매는 내 그림자는
네게 닿았는지 어디쯤 가 있는지
기별도 없는데
내 아는 시인은 오늘
겨울 소식을 전해오고
찬비 쏟아지고
채, 여물지 못한 가을이
우수수 떨어지던 새벽
성깔 있는 바람
내 가슴에도 휭휭 불었지
아서라
아서라
아직은 단풍이 저리 붉고
대지에는 들국화 피어 있나니
만년설에 묻힌 그의 소식을 안고
천산산맥을 돌아오는 바람은
아직 문지방을 넘지 못하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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