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나이/ 류시화

무디따 2012. 1. 20. 23:57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난 말했지
      어느 날 불시에 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에게
      입을 맞추었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입맞춤을
      나의 날들이 너무도 많지만
      나는 그 짧은 순간만을 세지.
      왜냐하면 그 순간이 정말로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

.

.

.

.

그 순간이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여행자를 위한 서시 > Healing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멱라의 길 1 /이기철   (0) 2012.02.03
겨울 이야기/김낙필  (0) 2012.01.27
세속 사원/ 복효근  (0) 2012.01.14
마더 테레사의 기도  (0) 2012.01.10
새해 새로운 날을 위하여 / 정영자  (0) 201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