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 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격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분노라는 것을
그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이라면 알지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이를 속이는 것이
또한 얼마나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여행자를 위한 서시 > Healing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가 내게/문병란 (0) | 2011.08.10 |
---|---|
마틸다/김요일 (0) | 2011.08.06 |
세월은 아름다워/유안진 (0) | 2011.07.19 |
기나긴 이야기/김요일 (0) | 2011.07.18 |
칠월의 마지막 밤에 / 이양우 (0) | 2011.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