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우기에 찾아드는
신경통처럼
해마다 봄이 되면 공과금처럼 날아오는 봄 몸살
나만큼이나
다리가 부실해 삐꺽거리는 식탁에 앉아
식욕마저 잃어 갑니다.
삶을
내동댕이치지 말자고
허허벌판에 풀 여치처럼 울던
어느해 봄이던가.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천둥번개 치던 날.
나는
삶을 가로질러 가는 방법을 알지 못해
생존자체가 불쾌해져 버렸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날
간섭하지 마세요.
가난도
계절도
사랑도
나를 심판하지 말고 내버려 두세요.
내 인생을 책임지겠다던
하느님의 맹서조차
황사처럼 세상을 흐려 놓는 봄 날.
베란다 한모퉁이에 핀 영산홍만이
독한 술기운에
너울너울 춤추는 봄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 몸살이 시작됐습니다.
.
.
.
.
.
이제는
아무도 날
간섭하지 마세요.
나를 심판하지 말고 내버려 두세요.
내 인생을 책임지겠다던
하느님의 맹서조차
황사처럼 세상을 흐려 놓는 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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