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다시 성탄절에 / 홍윤숙

무디따 2010. 12. 18. 15:28

 

 

 

 

 

 

 

내가 어렸을 때
12월, 성탄절은 눈이 내리고
눈길 걸어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밤
머리맡에 양말 걸어놓고
나비잠 들면
별은 창마다 보석을 깔고
할아버지 굴뚝 타고 몰래 오셨지

지금은 산타할아버지 돌아가시고
그 아들 2세 산타 아들이
백화점 대문마다
승용차 타고 오시지만
금테 안경 번쩍이며
에스컬레이터로 오시지만
꽃무늬 포장지에 사랑의 등급 매겨
이름 높은 순서대로 배급도 하시지만

이런 밤
홀로 2천 년 전 그날대로 오시는
예수
어느 큰길 차도에 발묶여 계신가
길 잃고 굶주려 울고 계신가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너 어찌 나를 저버리는가
이 세상 끝에서도 잊지 못하는
내 사랑 이리 아프게 하는가
몰래몰래 숨어서
울고 계신가

.

.

.

.

.

12월, 성탄절은 눈이 내리고
눈길 걸어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밤
머리맡에 양말 걸어놓고
나비잠 들면
별은 창마다 보석을 깔고
할아버지 굴뚝 타고 몰래 오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