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별과의 일박 / 이성목

무디따 2010. 8. 16. 14:58

 

 

 

 

 

 

 

 

너를 사랑하는 날은 몸이 아프다
너는 올 수 없고 아픈 몸으로 나는 가지 못한다
사랑하면서 이 밝은 세상에서는 마주 서지 못하고
우리는 왜 캄캄한 어둠 속에서만 서로를 인정해야 했는가
지친 눈빛으로만 아득하게 바라보고 있어야 했는가
바라보다가 죽어도 좋겠다고 너를
바라보다가 죽어도 좋겠다고 나는
한숨도 못 자고 유리 없는 창문을 열었다가
닫았다 우리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어디선가 별이 울음소리를 내며 흘러갔고
어디선가 꽃이 앓는 소리를 내며 돌아왔다
그건 언제였던가
어깨 위로 비가 내리고 빗방울 가슴치며 너를 부르던 날
그때 끝이 났던가 끝나지는 않았던가
울지 말자 사랑이 남아 있는 동안은
누구나 마음이 아프다고
외로운 사람들이 일어나 내 가슴에 등꽃을 켜 준다
가난한 사람들이 먼저 일어나 별빛을 꺼 준다
.

.

.

.

.

 

그때 끝이 났던가 끝나지는 않았던가
울지 말자 사랑이 남아 있는 동안은
누구나 마음이 아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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