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고창읍성,백수해안도로

무디따 2010. 4. 11. 14:50

 

 

 

 

 

 

 

 

 

 

 

 

 

 

 

 

 

 

 

강변을 너무 오래 걸어서

내 발등에는

풀잎이 아닌

이슬이 아닌

꽃잎이 떨어진다.

산을 너무 오래 바라보았는가.

산을 기대고 선 내 슬픈 등을

산은 멀리 밀어낸다.

봄이 와서

꽃들이 천지간에 만발하고

나는 길을 잃었다

너는 어디에서 꽃피느냐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이어서

흩날리는 꽃잎을 뚫고 강 길을 걸어온 것 같구나.

그래도 나는 꽃핀 데로 갈란다.

막히고 허물어지고 사라진

길을 걸어온

슬픈 내 발등을 들여다보며

슬픈 발등을 자꾸 쓰다듬으며

울던 날들,

강변을 너무 오래 걸어서

강변을 너무나 오래 걸어서

내 발등에는

이슬이 아닌

서러운 꽃잎들이

날아와 박힌다.

불어라 봄바람아

울어라 봄바람아

 

 

울어라 봄바람아/詩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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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와서

꽃들이 천지간에 만발하고

나는 길을 잃었다

막히고 허물어지고 사라진

길을 걸어온

슬픈 내 발등을 들여다보며

슬픈 발등을 자꾸 쓰다듬으며

울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