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探梅, 붉은 매화꽃이 피는 선비의 뜨락에 서다|

무디따 2010. 4. 6. 14:57

 

 

 

 

 

 

 

 

 

 

 

 

 

 

 나 그대에게 한 송이 매화꽃이고 싶었네.

이른 봄, 돌담 가에 피는 노란 산수유 꽃이고 싶었네.

나 그대에게 한 줄기 바람이고 싶었네.

산골짝을 흐르는 시냇물에 부서지는 햇살이고 싶었네.

토담밑에 피어나던 수선화 같던 누이여

지난날 우리가 품었던 슬픈 여정을 기억하겠는가.

꽃처럼 눈부시게 피었다 사라져 간 날들

해마다 찾아오는 봄처럼 영원할 줄 알았지만

사라져 간 세월의 흔적만이 영원할 뿐

이제, 흘러간 강물을 바라보는 일처럼

추억의 그림자를 이끌고 길 위에 서 있노니

지난 모든 봄들이 내 곁을 스쳐가듯이

홀로 선 들길에 매화꽃 향기 가득하구나.

돌아올 그 무엇이 있어

가는 봄을 그리워하리오만은

바람 부는 저 산하, 옷고름 같은 논길을 따라

가슴에 번지는 연분홍 봄날의 향기를 따라

마음은 먼 하늘가를 떠돌아 흐르네.

 

 

봄의 노래 /詩  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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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그 무엇이 있어

가는 봄을 그리워하리오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