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Cinema Paradiso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무디따 2009. 8. 20. 23:48

 

 

 감독 /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안드레아 에커트, 하노 포스클, 칼 브럭슈

 

                                

 

 

 <줄거리>

 소르본 대학생인 셀린(줄리델피 분)은 할머니를 만나러 부다페스트에 갔다가 파리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미국인 청년 제시(에단 호크 분)의 옆에 앉게 됩니다. 다음날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빈으로 가고 있던 제시는 셀린과 짧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빈 역에 도착한 제시는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셀린에게 빈에서 함께 내릴 것을 제안합니다. 셀린은 잠시 망설이다가 제시와 함께 빈 역에 내립니다. 그렇게 그들만의 애틋한 하룻밤 여행이 시작됩니다.

 Zollamtssteg Bridge

 빈 역에서 내려 철제 아치형 다리 Zollamtssteg Bridge를 건너며 제시가 셀린에게 좋은 다리라고 말합니다. 그들의 말처럼Zollamtssteg Bridge는 역사적으로나 도시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빈의 전철을 연결해 줄 뿐만 아니라, 중심인 다뉴브 강을 가로지르는 중심이 되는 다리로서 빈 성장에 큰 역할을 한 다리라고 합니다. 취미로 연극을 하는 두 청년에게 연극 초대를 받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포티프 성당 (Votivkirche)

 제시와 셀린이 트램을 타기 전 카메라에 비춰졌던 두 개의 뾰족한 뿔이 인상적인 포티프 성당은 황제 프란트 요셉이 자신을 노리는 암살 기도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을 기리기 위해 지은 건물입니다. 그의 형제 페르디난도 막스밀란 공이 처음 감사의 의미로 성당 건축을 위해 봉헌하기 시작하며 그를 따른 시민들의 도움으로 완성되었다고 하여 봉헌을 의미하는 votiv가 이름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화려한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 내부 역시 그 섬세한 아름다움이 빛을 발합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스며든 따듯한 햇살로 가득한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성 스테판 성당과 생김새가 비슷해 많은 관광객이 헷갈려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무명용사의 묘 (Friedhof der Namenlosen)

 셀린이 어렸을 적 빈을 방문했을 때 박물관보다도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던 이곳은 영화를 위해 실제로 이름 없는 묘지를 찾아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비포 선라이즈'에서 차분하고 감성적인 셀린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려는 장치로서 사용된 장소입니다.
- Alberner Hafen docks의 교외지역에 있으며, Simmering 방향 U-3전철을 탄 후, 71번 트램의 종점인 Kaiserebersdorferstrasse에서 내려서 걸어가거나 76A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프라터 유원지 (Prater)

 '제3의 사나이'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프라터 유원지는 빈 시민들의 놀이터나 다름없는 곳으로 제시와 셀린이 이곳에 있는 대형회전 관람차에서 첫 키스를 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Prater'라는 단어 자체가 유원지라는 뜻이 있습니다. 관람차는 1896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Before Sunrise에 등장한 이후 특히 젊은 배낭여행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타보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도가 꽤 느린 편이며 배낭여행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여러 명이 함께 타는 일도 있다고 하니 영화 속에서처럼 로맨틱한 분위기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부터 유원지 측에서 관람차 중 몇 개를 둘만의 레스토랑처럼 개조해 저녁식사를 할 수 있게 대여한다고 합니다. 가격은 31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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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nziskanerplatz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자 제시와 셀린은 빈에서 가장 오래되고 친근한 광장을 비틀거리며 지나가다 한 노천카페 테이블에 앉아 점쟁이에게 손금을 봅니다. Franziskanerplatz는 광장 중앙에 있는 작고 귀여운 모세 분수가 있는 곳으로 근처에 있는 Kleines Café는 빈에서 가장 작은 커피하우스라고 합니다. 영화 도입부에 부다페스트에서 빈으로 가는 기차에서 시끄럽게 부인과 논쟁하던 중년 남편 역할로 카메오 출연했던 Hanno Pöschl가 운영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스테판 돔 뒤로 나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Maria am Gestade)

 제시와 셀린이 문이 열려진 교회에 들어가 삶과 죽음, 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곳이 바로 마리아 암 게슈타데입니다.

9세기에 나무로 지어진 교회로 뱃사람들의 예배장소를 쓰이던 이곳은 1394년 이후 고딕양식으로 다시 지어졌습니다. 하늘 높이 솟은 교회 꼭대기의 높은 첨탑이 신의 존재를 대신하는 것처럼,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작고 포근한 느낌을 드는 교회입니다.

 

                

 

 케른트너 거리 (Kaerntner Strasse)

  제시와 셀린이 교회를 나와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가 어느 무희의 춤을 구경하는 장소인 케른트너 거리는 예술의 거리라고 불리는 빈 명소 중 하나입니다. 카페와 레스토랑, 유명 부티끄 등이 모여 있고, 쉴새 없이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이 이어집니다. 정갈하게 이어진 붉은 벽돌 바닥과 아기자기한 건물이 잘 어우러지는 거리 모습에서부터 매력을 발산하는 곳입니다.
성 슈테판 성당에서 오페라 하우스까지 연결되는 600m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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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ahn 1, 3호선을 타고 Stephanplatz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시립공원 (Stadtpark)

 공원 잔디밭에 누워 술집에서 빌린(?)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 마시는 곳으로 두 사람의 마지막 여행장소가 되는 Stadtpark는 1862년 개장한 빈 시민들의 휴식처입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켜는 동상이 서 있는 곳으로 저녁이 되면 어디선가 왈츠 소리가 흘러나오는 평화로운 공원입니다.
-U-Bahn 4호선을 타고 Stadtpark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어느새 날은 밝아오고 헤어지는 기차역에서 두 사람은 6개월 후에 이곳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합니다. 그렇게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현실로 돌아가는 두 사람. 그들의 숨결과 대화, 추억이 살아 숨 쉬던 빈 거리는 아침이 밝아옴과 동시에 다시 또 평범한 일상의 거리로 돌아갑니다. '만난다.' 또는 '헤어진다.'라는 극단적인 결말을 내리지 않고 덤덤하게 두 사람의 여행을 뒤따라간 '비포 선라이즈'는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애타게 만들었습니다. 6개월 후 두 사람의 약속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영화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면서도 왠지 후편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던 팬들의 이중적인 바람을 뒤로 하고, 2004년 '비포 선라이즈'의 2편이라 할 수 있는 '비포 선셋'이 개봉을 했습니다. '비포선셋'에서 이들의 나머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1995년 개봉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싱글 남녀들의 홀로 떠나는 기차여행 붐을 일으켰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이 영화를 본 후 유럽과 기차 여행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홀로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