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엔 비를 맞아라
비오는 날엔
빗물에 젖어 잠드는 낙엽이 되라
그리하여 낙엽처럼 썩을 줄도 알아라
한마디의 뼈도 남김없이
진액의 갈색이 나도록 썩어야
한 줌 흙이 될 수 있음을 알아라
비오는 날엔 비를 맞아라
내 가슴이 메말라
세상살이 가물어질 때를 위해
가슴으로 가슴으로 물을 채워라
그리하여
젖은 가슴으로 파릇한 싹을 키워
말라가는 세상의 풀잎이 되라
비오는 날엔
우산을 쓰지말고 비를 맞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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