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팔당 예빈산

무디따 2009. 7. 6. 14:46

 

 

 

 

 

 

 

 



 

 

 

산에 가면

우거진 나무와 풀의

 후덥지근한 냄새

혼령도 눈도 코도 없는 것의

흙 냄새까지도 서린

아, 여기다, 하고 눕고 싶은

목숨의 골짜기 냄새

한동안을 거기서

내 몸을 쉬다가 오면

쉬던 그때는 없던 내 정신이

비로소 풀빛을 띠면서

나뭇잎 반짝어림을 띠면서

내 몸 전체에서

정신의 그릇을 넘는

후덥지근한 냄새를 내게 한다

 

 

산에 가면/ 박재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