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꽃잎 인연 / 도종환

무디따 2009. 6. 22. 11:39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는
보름달 수 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오고 바람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