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 × 24.2 oil on canvas
비바람이 사나운 날에는
너를 만나러 가야지
두 팔 벌려 끌어안고
천년을 버틴 두터운 발 위에
맨발을 가만 올려 봐야지
옹이진 목덜미에
부비부비 뺨을 비빌 때
젖은 속눈썹 위에
따뜻한 입술을 얹어 줘
거칠기만 했던 숨결이
아기처럼 새근거릴 거야
산이 툇마루에 걸터 앉아
지긋이 바라보겠지
바닥 났던 눈물이
조금 고일지도 모르겠어
빗줄기가 등짝을 때리더라도
매미처럼 달라 붙어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한,
천 년쯤
.
.
.
오래 된 나무 / 김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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