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oil painting

오래 된 나무- 김명옥

무디따 2008. 9. 25. 23:35

 

 

 

 

 

   33.4 × 24.2 oil on canvas

 

 

 

 

 

비바람이 사나운 날에는
너를 만나러 가야지
두 팔 벌려 끌어안고
천년을 버틴  두터운 발 위에
맨발을 가만 올려 봐야지

옹이진 목덜미에
부비부비 뺨을 비빌 때
젖은 속눈썹 위에
따뜻한 입술을 얹어 줘
거칠기만 했던  숨결이
아기처럼 새근거릴 거야


산이 툇마루에 걸터 앉아
지긋이 바라보겠지
바닥 났던  눈물이
조금 고일지도 모르겠어


빗줄기가 등짝을 때리더라도
매미처럼 달라 붙어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한,
천 년쯤 

 

 

.

.

.

오래 된 나무 / 김명옥

 

 

 

 

 

 

 

 

 

'생을 그리는 작업실 > oil pain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 줄 위에서  (0) 2008.10.23
시간의 감옥  (0) 2008.10.16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고  (0) 2008.09.18
그리움  (0) 2008.08.07
마지막 사랑  (0) 200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