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박종원
원작/이문열
출연/ 홍경인, 고정일, 최민식, 태민영, 이진선, 신구
줄거리
「세계의 오랜 역사를 통하여 바라볼 때, 단지 몇 시기만이 자유를 지키는 역할을 부여받아왔다.
자유가 가장 위험했던 시기에, 다시말해서 자유가 위협받고 있던 시기에 대부분의 시기는
자유를 지키지 못하고 자유를 빼앗겨 왔다」
영어학원 강사의 영문독해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어학원 강사 한병태(태민영)는 국민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신구)의
부음 소식을 듣고 문상을 가면서, 30여년 전(1959년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 말기)의 옛 일을 회상한다.
한병태는 강원도의 어느 군청 총무과장으로 좌천된 아버지를 따라
온가족이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했다.
시골의 학교는 서울에서 다니던 학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작은 학교였다.
엄석대(홍경인)란 아이가 급장으로 있는 5학년 2반으로 들어갔다.
담임선생님(신구)은 나이 지긋한 분으로서 4학년때부터 이 반을 맡아오고 있었다.
「엄석대 반」이라고 불릴 정도로 반장 엄석대의 권한은 막강했고,
학급의 분위기는 이상했다. 담임선생님 이하 학교의 모든 분들이 엄석대를 칭찬했고,
그에 대한 신뢰는 대단했다. 같은 어린 학생이면서도 급장인 엄석대는 마치 선생님처럼 행동했고,
선생님처럼 학급의 모든 일을 처리했다.
점심 식사 때 물 떠다주는 당번이 있을 정도로 학생들은 급장인 엄석대의 말에 철두철미 복종했고
그에게 봉사했다. 아무도 그에 대해서 불평을 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그의 꼬봉이었다. 성적도 항상 1등이었다.
엄석대는 어떻게 해서 학급의 모든 학생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담임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로부터 칭찬과 신뢰를 받을 수 있었는가?
엄석대는 같은 반 아이들보다 나이가 서너 살이 더 많았다.
다른 아이들이 12살인데 그는 15살이었다. 덩치도 더 컸고 싸움도 잘했으며 배짱이 대단했다.
철길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를 시험해서 그의 배짱과 담력은 입증되었다.
물리적인 힘과 배짱을 바탕으로 고양이가 쥐를 잡듯이 그는 아이들을 손아귀에 쥐고 있었다.
나쁜 일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똘만이 격인 체육부장 등등을 앞세우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아이들은 선생님보다도 엄석대의 눈치를 보았고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애를 썼다. 그의 절대적인 권력행사에 의해서 학급은
일치단결하여 모든 것에 있어서 항상 1등을 했다.
청소 검사 및 집에 돌아가는 것까지도 급장이 알아서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권력을 부렸고, 담임선생님은 그를 신뢰했다.
시험성적이 좋은 것은, 시험 때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과목을 정해서
엄석대의 이름으로 답안지를 작성하여 제출. 답안지 바꿔치기를 했다.
선생님은 그러한 사실들을 몰랐다.
그런데 서울에서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그런대로 민주적인 학급운영을 경험했던 한병태(고정일)는
이러한 「엄석대 반」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엄석대의 권위에 도전했다.
부당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사실들에 대해서 당당히 항의했고,
똘만이들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역부족을 느끼고 담임선생님께 그 사실들을 알렸다.
그러나 엄석대의 노련하고 영악한 대처로 꼬투리는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엄석대의 신뢰는 더욱 확고해지고, 반면 한병태는 고자질이나 하고
친구를 시기. 질투하는 나쁜아이로 취급받았다.
엄석대의 왕국에 도전하는 자는 철저하게 소외되고 따돌림 받으며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아이들은 엄석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얻어맞지 않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무서워서 할 수 없이 그에게 복종한다.
그런데 한병태가 도전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편들어주지 않았다.
오직 팔푼이 김영팔(정진강)이만 그의 친구가 된다.
친구의 표시로 아무도 몰래 간직해온 탄피를 선물로 준다.
병태는 여러가지 방법(돈으로 친구들을 매수하여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도 했고,
선물로 연필도 줬는데 다음날 고스란히 급장에게 그 연필을 갖다바침.)으로 도전을 했으나
번번히 벽에 부딪치고, 실망과 좌절을 느끼고 서울로 다시 돌아가자고 어머니를 조른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 서울행 열차를 바라보며, 역 주변을 맴돈다.
그러다가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 엄석대의 부하가 된다.
엄석대로부터 권한이 주어지고 제 2인자가 된다.
미술 시간에 그림도 대신 그려준다. 한병태도 권력을 행사한다.
친구들이 병태에게 한번만 봐주라고 사정한다.
그러나 옛날의 한병태가 아니다. 그러자 친구들이 말한다.
「야, 한병태 그럴 수 있냐」 「너무해」 그러나 어쩌랴. 굴종의 열매는 달았던 것이다.
그러한 병태에게 팔푼이 영팔이는 실망한다.
그는 병태에게 전에 줬던 선물, 탄피를 돌려달라고 한다.
따라오는 병태에게 팔푼이 영팔이가 말했다. [ 너랑 안놀아」]
6학년이 되었다. 선생님이 바뀌었다.
서울에서 오신 젊은 선생님(최민식)이 담임을 맡았다.
첫날 수업에 「진실과 자유」에 대해서 말했다. 무엇보다도 거짓은 용서할 수 없다.
진실해야 한다고 했다. 그 선생님에 의해서 엄석대의 신화가 하나하나 밝혀졌다.
급장선거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엄석대에게 표를 준 것에서부터
지난 담임선생님 이하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엄석대반」이라는 이야기,
급장이 청소검사 후 아이들을 돌려보내는 일 등을 그냥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분석하여, 문제점을 찾아냈다. 특히 시험성적 결과 이상한 것을 감지하고
시험답안지의 필체를 분석하여 결정적인 비리를 찾아냈다.
1번부터 모든 아이들이 엄석대의 비리에 대해서 말하도록 했다.
주저주저하다가 한 명씩 그동안 당했던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저 새끼 순 나쁜 새끼야. ..」
한병태 차례가 되었다. 「저는 잘 모릅니다.」
김영팔의 차례다. 석대보다는 다른 아이들을 향해서 「너네들 나빠-----잉」 그리고 울어버렸다.
새 담임선생님(최민식)의 말씀 :
「너희들은 당연한 너희 몫을 빼앗기고도 분한 줄을 몰랐고,
불의 앞에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 만든 세상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다시 급장선거를 실시한다.
동네에서는 「정부통령선거 다시 하라는 프랑카드가 나부끼고 시위하는 모습이 나온다
. 그 전에 급장선거를 해서 엄석대가 압도적으로 당선되었을 때,
교무실 라디오에서는 「3.15선거는 부정선거」라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
대통령선거(이승만)와 국민학교 급장 선거(엄석대)가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다.
석대에 대한 비리가 드러나고 학급 아이들의 성토가 있던 날,
석대는 학교를 도망, 그날 저녁에 그 교실에 원인 모를 불이 났다.
그날 이후 석대는 사라졌다.
그 석대가 오늘 그때 5학년 2반 담임선생님의 장례에 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오랫만에 그때의 친구들이 모였다.
당시 체육부장 등등 석대의 똘만이 노릇을 했던 놈들은 이제 택시운전사가 되어 있고,
당시 끽소리 못하고 당하기만 했던 임만순은 부동산놀이로 땅부자가 되어 떵떵거리고 있다.
석대는 홍콩 암흑가의 오야봉이 됐다는 소문을 다른 친구가 들려준다.
석대같은 놈이 확 휘어잡고 정치를 해야한다고 옛날을 그리워하는 친구도 있다.
그러나 석대는 밤새도록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
대신 「근조 엄석대」라고 커다란 조화 2개가 보내져왔을 뿐이다.
「내가 사는 오늘도 여전히 그때의 5학년 2반 같다.
그렇다면 그는 어디선가 또다른 급장의 모습으로 5학년 2반을 주무르고 있을 게다.
오늘 그를 만나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그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솔직히 확신할 수 없다」
힘없는 영어 강사 한병태의 뇌까림과 함께 영화는 끝을 맺는다.
한 줄 영화평 / 내가 사는 오늘도 여전히 그때의 5학년 2반 같다. ★★★★
'여행자를 위한 서시 > Cinema Paradis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토탈 이클립스 (Total Eclipse, 1995) ost/ Trip to Paris (0) | 2008.09.23 |
---|---|
미술관 옆 동물원 (Art Museum By The Zoo, 1998) (0) | 2008.09.19 |
안개속에 가버린 사람(1968) (0) | 2008.09.08 |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 1998) (0) | 2008.09.08 |
검은 상처의 부르스 (1964) (0) | 2008.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