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 따끈한 첫 시집 」김명옥 《우리시》 8월호

무디따 2021. 8. 3. 21:27


따끈한 첫 시집


손바닥 만한 시의 텃밭 묵힐 수 없어

첫 시집 세상에 내놓고

산 후 우울증인가

봄비는 오는데

우두커니 앉아 멍 때리다가

포트에 물을 끓여

유기농 보리차 티백을 넣고

옛날식 엽차 잔에 보리차 따르고

두 손으로 감싼다



왜 찻잔은 두 손으로 감싸게 될까

너의 두 볼

너의 따뜻한 손처럼

따뜻한 것은 두 손으로 감싸야하는 걸까



따끈한 내 시집도

누군가가 두 손으로 감싸 쥐면

참 행복하겠다


#김명옥시인
#우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