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쯤 새와 바위는 말을 바꾼다
새는 바위의 단단한 무릎으로 입을 닫고
바위는 새의 입으로 어둠을 실어 나르는데
사람들은 왜 우리가 밤새 춤춘다고 하는지
어둠속에서 바람은
춤추는 우리를 위해 숨을 멈추고
굳게 닫혔던 기억의 서랍을 연다
새는 뼈를 비우고 허공을 차지했지만
바위는 오래 무릎 끓은 관절만으로도
날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잘 비워 바람에 씻긴 몸을 가지런히 담을 수 있는 텅 빈 서랍을
하늘, 이라 부르면
그 속엔 침묵 뿐
질긴 자기장으로부터 전족(纏足)을 벗은 바위는 하늘을 날고
천 년 전 물어 온 연꽃 씨를 무릎으로 껴안는 새
잠 깬 사람들이 기억을 등지고 무도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슬픈 왈츠 詩 황경숙
'여행자를 위한 서시 > Wayfaring Strang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담동 육덕등심 (0) | 2018.08.30 |
---|---|
방배동 북촌순두부&쭈꾸미 (0) | 2018.08.28 |
문경점촌 한정식/ 동막골 (0) | 2018.08.26 |
연안식당/ 방배 함지박 사거리점 (0) | 2018.08.23 |
2018년 만해축전 학술세미나 /신인상 시상식,시낭송회 (0) | 2018.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