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내린천 일기 -

무디따 2006. 9. 16. 19:04

 

 

맨 왼쪽 부터  사월과오월 백순진 님, 하림 님, 딱정벌레님

 

들국화 최성원 님

 

 

 

 

 

 

누군가 사는 건 정성이라 했지.
날이 밝아오면 스스로를 깨우는 정성,
낯선 세계로의 투항을 두려워하는 자신을 독려하는 정성,
팍팍한 번뇌의 밥알을 꼭꼭 씹어서 삼키도록 하는...

자주 다운되는 머리 속의 파일 정리도 할겸 내린천으로 갔어.
새가 아니면 통과할 수 없다는 "비조불통"계곡을 맨발로 탐사하고,
청정공기 속에서 박석 교수님 지도로 명상도 하고,
옆 사람 얼굴도 확인 안되는 칠흑 같은 어둠속을  걷고
수천 장의 LP 레코드로 벽을 가득 메운 방에서
방문 크기의 스피커로 라이브 공연 수준의 음악 감상,
 주안상을 놓고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재즈가수 "나나"님,
들국화 멤버 최성원 님 ,사월과오월의 백순진 님, 아마츄어면서 가수 보다 더 기타 잘치고
노래 잘하는 언더 가수들과 어울려 밤을 새워 노래를 따라 불렀어.
포크, 팝,가요, 동요, 나중엔 CM송까지...
 새벽 무렵, 사양하고 사양하다가 백순진 님  기타 반주에 맞춰서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를 바르르 떨며 불렀고

(가까이서 사월과오월 무대를 보려고 까치발 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백순진 님은 새벽 무렵까지 자세 한 번 흐트러지지 않으시고

기타 반주 해 주셔서 역시 뭔가 다름을 보여주셨지 

하늘이 훤하게 밝아 오자  꿋꿋하게 버틴 생존자? 들끼리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아침이 밝는구나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재너머에~~ " 를 부르고 나니 아침이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다음날 7시가 되도록 눕지 않아도

졸립거나 피곤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
어울려서 함께 즐길 사람들이 있다는 것으로
난 복권당첨이라도 된 것 같았어.
내가 이렇게 즐겨도 될까 하는 생각 마저 들었지.
그런 내게 누군가는 조상님의 은덕이라 하니
당분간 여건이 되기만 하면
하고픈 놀이를 즐기는 정성도 바치려고 해.

너무 졸리니 태클은 사양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