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세상 날이 저물어
청산 그림자 섬돌까지 덮었네
오늘 서산으로 기울어진 천년세월
내일 밝산머리 해 하나로 떠오르나니
그대 가는 먼 길 흩날리는 북풍한설
시 한 줄로 아직은 잠재울 수 없어도
내가 사는 세속마을
그대와 멀다고는 생각지 마오
詩 이외수
가정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내 삶을 분가하고
어설픈 생존증명을 한다고 경황 없는 한 해였다.
새로운 한 해를 맞아
달콤한 기억만 챙겨 넣고 가볍게 길 떠나려 했지만
나를 아프게 했던 이들이 내 인생의 참된 스승이 되었으니
쓰디쓴 시간들도 나를 키우리라며 고이 접어 배낭 깊숙히 찔러 넣는다.
무겁고 힘들겠지만
그것들이 나를 버티게하는 힘이 되어 주리라.
온갖 것들을 다 체험하게하는
이 삶을 ,
기뻐하고 즐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