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은 언제나 쓰라린 겨울이어라
바람에 베이는 살갗
홀로 걷는 꿈이어라
다가오는 겨울에는 아름답다
그대 기다린 뜻도
우리가 전생으로 돌아가는 마음 하나로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
눈을 맞으며 걸으리니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마다
겨울이 끝나는 봄녘 햇빛이 되고
오스스 떨며 나서는 거미의 여린 실낱
맺힌 이슬이 되고
그 이슬에 비치는 민들레가 되리라
살아있어 소생하는 모든 것에도
죽어서 멎어 있는 모든 것에도
우리가 불어 넣은 말 한 마디
아
사랑한다고
비로소 얼음이 풀리면서
건너가는 나룻배
저승에서 이승으로 강이 흐르리
詩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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