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19. 7. 20. 00:26

내 전화 벨소리가
당신의 빈 집을 울릴 때
내 초조한 눈빛은
당신이 구부려 밥을 끓이는 부엌과
칼잠을 자는 안방과
매 끼니 푸성귀를 구하는 앞마당을 다 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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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의 벨소리가
나의 빈집에 당도 하였을 때
당신 이마 위 근심도
내가 웅크리고 앉아 있을 낡은 소파와
무언가를 끓여내는 주방과
내가 즐겨다니는 골목길과 시장통을 다 짚고 다녔음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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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먼 훗날
우리가 들 적막한 그 곳에도
소식처럼 이 발신음이 건너갈 수 있다면
그리하여 우리의 처소와 행동반경이
눈 감아도 이리 환히 떠오르는 곳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