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구례 산수유,화엄사 홍매, 운조루,연곡사

무디따 2017. 3. 27. 15:11
















































































 도처의 전원을 끊고
 덜컹거리는 마음의 안달을
 마음껏 등질 것이다

 나에게로 혹은 나로부터
 발사되던 직선들을
 짐짓 무시할 것이다

 나 돌아갈 것이다
 무심했던 몸의 외곽으로 가
 두 손 두 발에게
 머리 조아릴 것이다
 한없이 작아질 것이다

 어둠을 어둡게 할 것이다
 소리에 민감하고
 냄새에 즉각 반응할 것이다
 하나하나 맛을 구별하고
 피부를 활짝 열어놓을 것이다
 무엇보다 두 눈을 쉬게 할 것이다

 이제 일하기 위해 살지 않고
 살기 위해 일할 것이다
 생활하기 위해 생존할 것이다
 어두워지면 어두워질 것이다



도보순례 詩 이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