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첫눈이 오는데」송수권

무디따 2015. 11. 28. 22:59

 

 

 

 

 

 

 


첫눈이 오는데
나는 며칠쯤 자고 싶다
이 숨가쁜 연대 위에
내가 쓰는 시는
무릎이 아프고 관절이 쑤신다
첫눈이 오는데

 

첫눈이 오는데
나는 멀리 노고단쯤 나가
늙은 산지기의 방에 군불 때고
아무 생각없이 내 삭신을 묻고 싶다

 

저 낡은 성당 위의 종이 우는데
추억의 눈이 오는데
나는 돌계단에 주저 앉아
흐느끼는데

 

은둔이 아니라
무기력이 아니라
새로운 연대의 풀잎같은
시를 쓰기 위해
첫눈이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