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oil painting

백수광부(白首狂夫)

무디따 2015. 8. 20. 13:51

 



10 F( 53.0 x 45.5)    Acrylic & oil on canvas

 

 

 

 

 

 

 

 

 

날새도록 술 마셨는가 영감
 취하면 다 광대가 되는 법이지
 취하면 춤추고 싶고 떠벌리고 싶고
 웃고 싶기도 하고 울고 싶기도 하고
 살고 싶기도 하고 죽고 싶기도 하겠지
 만취한 백수광부 천하의 백수건달
 술이 그대를 채워
 그대 온세상 한순간에 얻었으니
 그 세상 네 것이다 영원히 가져라
 황천강 건너가듯 저 강을 건너가서

 

 날이 밝아오고 있다 영감
 호리병 술병의 목을 한 손으로 잡고
 강가에서 빙글빙글 돌며 춤추더니
 어이구 저런, 물에 뛰어드는구나
 천년의 눈물 모여 강으로 흐르고 
 천년의 술이 모여 바다로 흐르는데
 어이구, 저 술이 저렇게 좋아서
 환장하게 좋아서 황천강 건너가는데
 저놈의 여편네는 왜 따라 죽는단 말인가
 광대가 광대답게 잘 죽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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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를 찾아서 1/이승하 시인
-白首狂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