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신재창과 함께하는 서울도서관 문학콘서트
무디따
2015. 7. 21. 12:49
시노래 가수 신재창 님
오성일 시인
가운데 유안진 선생님
좌로부터 김금용 시인, 최금녀 시인, 유안진 선생님, 맨 오른쪽 진란 시인
공광규 시인께 캐리커쳐 전달
뵙고 싶었던 유안진 선생님과
신재창 님과 여행지기 문우들...
신재창님
여행지기 진란 시인
.
.
.
시는 아름답다고?
진란
꽃을 꽃답게 쓰면 이미 꽃이 아니라고
나비를 나비답게 쓰면 이미 나비는 죽은 것이라고
투미한 잔소리들이 몰려들어서 갈구었다.
꽃에게 물었다 어떻게 피는가
나비에게 물었다 어떻게 나는가
그들은 내게 물었다 넌 왜 사는가
우멍거지의 귀가 부끄러웠다
심장에 알러지가 꼼지락거렸다 붉고 더 붉게
봄이야 소리 내어 부르면 가려웠다, 몹시
한권의 꽃들이
한권의 나비들이
한권의 빗물이
그리고 또 한권의 바람이 휘잉
접힌 돌확 속으로 말려들어 갔다
사월 내내 잎새들이 가지를 흔들어댔다
꽃샘이 뿌리에 담금질을 해대었다
장안의 한량들 이름값이나 치르는
해어화의 짧은 달밤 같은 것이라고
꽃잔치 하객에 멀미난 임대버스에게
술에 취한 나비들이 시덥잖게 물었다
저 길이 뒤집어지는 이유를 아세요?
저 길 위의 시가 아름답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