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caricature

채 들 시인 「접시꽃」

무디따 2015. 7. 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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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어디서 무엇을 담으러 왔는가

있는 대로 접시 다 꺼내들고

 

달그락달그락 그릇 씻는 소리에

캄캄한 밤이 금간다 그 사이로 해 떠오른다

 

꿈결인 듯 나비도 담아보고 꿀벌도 담아봤지만

노을에 등 대고 거울 들여다보니

욕망만 차리느라 바빴구나

 

빈 접시이고 말 것을

이마저도 거둬들여야 할 것을

이 순간마저도

본능의 씨앗 드레드레 매달고 서 있을 건 뭔가

 

바람의 몸을 하고 난 또 어디로 가는가

 

 

詩 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