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놓아버린다는 것 /문정영

무디따 2014. 1. 23. 19:43

 

 

 

 

 


 

 

 

서점에 서서 책 몇 권을 읽는다

한권 한 권 읽는 동안 활자의 무게가 온 팔로 전해온다

놓을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무게다

자꾸만 두꺼워지는 량(量)이다

무겁다고 자꾸 좌뇌가 이야기한다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우뇌가 말한다

내가 너를 알아가는 순간 조금만 놓아버리자고

버티던 량(量)이다

낭만과 오기가 교차되는 순간

다 읽은 활자들이 우두둑 바닥에 떨어져 내린다

놓아버리고 다시 줍던 아깝다던 생각들이다


   보이지 않는 것 보려고 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