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13. 12. 6. 23:09

 

 

 

 

 

 

 

 

 

 

 

 

 

 

 

 

 

 

내 청춘이 지나가네
 
말라붙은 물고기랑 염전 가득 쏟아지는 햇살들
 
그렁그렁 바람을 타고 마음의 소금 사막을 지나
 
당나귀 안장 위에 한 짐 가득 연애편지만을 싣고
 
내 청춘이 지나가네, 손 흔들면 닿을 듯한
 
애틋한 기억들을 옛 마을처럼 스쳐 지나며
 
아무렇게나 흙먼지를 일으키는 부주의한 발굽처럼
 
무너진 토담에 히이힝 짧은 울음만을 던져둔 채
 
내 청춘이 지나가네, 하늘엔
 
바람에 펄럭이며 빛나는 빨래들
 
하얗게 빛바랜 마음들이 처음처럼 가득한데
 
세월의 작은 도랑을 건너 첨벙첨벙
 
철 지난 마른 풀들과 함께 철없이
 
내 청춘이 지나가네, 다시 한 번 부르면
 
뒤돌아볼 듯 뒤돌아볼 듯 기우뚱거리며
 
저 멀리,
 내 청춘이 가고 있네

 

 

 

 

 

내 청춘이 지나가네 詩 박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