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13. 11. 12. 21:40
12 P / Acrylic & Oil on canvas
작업노트
아이야 한 사발 동동주에
두 뺨에 복사꽃 피는데
퍼내고 퍼내도
마음바닥 드러나지 않는구나.
환쟁이도 못되고 글쟁이도 못되고
담쟁이처럼 달라붙은 손이 부끄럽구나.
오늘 밤 나에게
웜홀로 가는 로드맵을 알려다오.
아이야 세속의 인연이 두려워서
옷자락 보일까 숨기만하는데
희빈마마는 횃불을 밝히시고
나는 물항아리에 갇혀서 신음하는구나.
네
죄
를
네
가
알
렸
다
사약을내리소서~
통촉하시옵소서~
냄새를 향기라고 하는데도
상감마마는 코감기에 걸리셨나보다.
아이야 사약을 이리다오.
오늘 밤 사약도 사치스럽구나.
나는 동동주 마시듯
사약도 마시련다.
희빈마마가 야속하지도 않고
상감마마가 애틋하지도 않구나.
인연의 머리채 이제는 놓아다오.
사약 한 사발 들이키고
쭈욱 뻗어 잠들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