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운길산 수종사에서 듣다/ 김종제

무디따 2013. 7. 6. 19:02

 

 

 

 

 

 

썩은 꽃 핀 몸을 끌고
구름 강물을 건너니
환궁의 가파른 비탈길이다
숨이 턱에 걸린
죄값을 달게 받겠다고
불이문 뿌리에 발을 묶었다
눈밖에는
생강나무 꽃망울 몇 터지고
눈안에는
암혈의 물종소리 몇 들리고
사천왕, 은행나무 두 그루가
예까지 올라온 이유가 뭐냐고
산 아래 고해苦海를
그리 오래 들여다보면
제비처럼 물 위에 뜨는 법이라고
법당으로 밀려온 두물머리
쇠북종을 세게 친다
鐘光으로 빛을 모아
절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간다
水鐘으로 물을 모아
세상이 살갗을 깨끗이 씻는다
삼정현 찻집에서
禪 한 잔 마실 시간이라
물 뚝뚝 떨어지는 소리
빛 우루루 일어나는 소리
목 깊은 곳까지 울려퍼지니
값도 내지 않았는데
毒 깊은 病, 찰나에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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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행나무침대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