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12. 12. 11. 14:09

 

 

 

 

 

 

먼후일...
내가 유리병의 물처럼 맑아질 때
눈부신 소복으로 찾아 가리다

문은 조금만 열어 놓아 주십시오
잘아는 노래의 첫귀절 처럼 가벼운
망설임의 문을 밀면-

당신은 그때 어디쯤에서 환히 눈 시린-
은백의 머리를 들어 주실까
알 듯 모를 듯 아슴한 눈길

비가 서리고 난로엔 곱게 세월묻은
주전자 하나 숭숭 물이 끓게 하십시오

손수 차 한 잔 따라 주시고 가만한
웃음 흘려 주십시오

창밖에 흰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그런날
오후에 찾아 가리다

 

 

방문 / 詩 홍윤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