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다시 춘천 ...그리고 LP 카페에서
무디따
2011. 12. 21. 13:47
사막위를 걷는 낙타보다 느리다
막걸리 한잔에도 반쯤은 눈이 감기고
수심은 없어도 휑덩그레 남겨지는 그림자처럼
몸은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생각은 먼 섬이되는
갓 볶아낸 커피향이 아닌
유효기간 벌써 지난 쓰디쓴 원두가루
절정이 한참지난 그렇고 그런
원주민동네 사람
정갈하지도 못하고 반짝이지도 않은 시간
그 속에서 아이도 되고 어른도 되는 유치원 유희처럼
풍금소리 오래된 정원에서 잠이드는 목자
년중 성탄 미사에는 꼭 참석하는 나이롱 신자
성인께서 특별히 용서한 꼴통 냉담자
별도품고 달도품고 바다도 품을줄 아는 행려자
황금 마차의 방울 소리가 들리면
연미복을 입고 나서는
반쯤은 고삐풀린 망아지
나는 호박넝쿨이 변한 엑스트라
신델레라 아가씨 마차의 마부
주술사의 지팡이 한방에 사라지고 나타나는
수많은 행인중의 하나
포졸I, 머슴II, 걸인III...
고요한밤..거룩한 밤..어둠에 묻힌 밤...
세상 사람들은 축복의 노래를 부르지만
베게맡 아득한 종소리가
총소리처럼 들리는
나는 외로운 구도자(求道者)
크리스마스의 행인 / 詩 김낙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