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Nude Croquis
지금 하고픈 말은 죄다 인용문 속에 있었다
무디따
2011. 12. 2. 19:54
pencil & pastel on paper
하루 걸러씩 내리는 비가 무섭다
지나치면 뭐든 겁나지 않은 게 있을까
된장을 풀어 따뜻한 국을 만들 듯
희망의 군불을 풀어 젖은 옷, 젖은 몸을 말리고
팔을 뻗어 출구가 있는 쪽으로 흘러가지만
태양은 내 심장 속에 있고
꿈은 의자 위에서 쉬고 있다
비정규직 월급봉투처럼 울적한 몸뚱이는
비에 젖어도 슬프지 않게
단단한 껍질을 구우며
홀로 중얼거린다
지금 하고픈 말은 죄다 인용문에 있다고
우리는 도시의 죽음을 두려워하다가
이제 죽음의 도시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피터 롱
감각이 마비되고 무력화되어
세상 끝에 서 있다는 느낌을 파하기 힘들다
우리는 결코 오지 않을 버스를 기다려왔고
결코 짧아지는 법이 없는 줄 속에서 기다려왔다
-존 버드
詩 신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