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평사리,연곡사,화엄사,운조루,오두재

무디따 2011. 10. 1. 17:34

 

 

 

 

 

 

 

 

 

 

 

 

 

 

 

 

 

 

 

 

 

 

 

 

 

 

 

 

 

 

 

 

 

 

 

 

 

 

거리에서 여행가방만 봐도

떠나고 싶어


세계지도를 펼치면

거기쯤에 있을 것 같아

내가 떠나온 고향이


흥분의 지퍼를 밀고 당기고

가방 속에 아침과 저녁이 들어왔다, 나갔다

자면서도 계산기를 두드리다


그날이 다가오면

이미 진이 빠져


터미널에 내려

무서운 자유의 광풍이 불면

전 생애를 끌고 어그적 어그적,

하룻밤 잘 곳을 찾아


다음날 아침에는 지도를 보며

새로운 도시를 정복할

구두의 끈을 단단히 조였다


길을 잃어본 자만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나의 여행/최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