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
눈에 익은 길 마음속엔 멀다
무디따
2007. 10. 10. 19:28

잎은 잎의 꽃을, 꽃은 꽃의 잎을 밀어내는
봄은 가고, 찔레꽃, 찔레꽃잎 지천으로 무너지며
길을 내는 홍성!
거긴 일이란, 삶이, 일상이 아주 천천히 흐른다.
산사의 둥글둥글한 소리 떠메고 끝없이 고요한
나지막한 저음에서 절규에 가까운 소리꾼 홀로
피를 토하는 날들은 머문듯 더디 멀리간다.
바야흐로 모질고 참담한 생, 나는 내 생애까지도
짊어지고 쉴지어다. 간다, 돌아간다, 나 돌아간다,
바람타고 간다. 구름타고 간다, 간다,
돌아간다. 나 돌아를 간다.
그리하여 나 서러워 말리, 서러워지고 말리.
詩 이흔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