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中에서

무디따 2007. 6. 21. 20:06


둘레에서
바라보는 사랑과
사랑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사랑은
전혀 다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어 있는 나에 대해서도
그렇게 밖에 보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왜냐하면
내 삶은 죽음을 인식하는 일
내 욕심으로 사랑을
삶의 울타리 안으로 밀어넣는
노력 외에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느 날 사랑이
나비 날개보다 더 가벼운
내 등허리에
오래 녹슬지 않는
핀을 꽂으리라.

그래도
사랑으로 스미는
쓸쓸한 날의 기쁨,
내 두 눈이 비탄으로
내 삶을 적실지라도..

 

詩/ 이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