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지에 오일파스텔
콧속이 뚫어지도록 날카로운 악취
일 년에 한번 건강검진 해야하는 도금 작업장은 유해사업장
말라가는 건초더미처럼 生도 푸실푸실 하다
그 사람이 생각난다
죽기전에 "메디슨 카운티"의 재회처럼 그 사람을 만나러 갈까
코빠지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밖은 꽁꽁 얼어터지는 엄동.. 저녁이 낯설다
모텔의 온천표시와 교회당 십자가가 현란한 빛으로 어둠을 밀어낸다
선운사 해우소는 왜 그리 회자되는지 그집 목어가 묻습니다
꽃무릇과 상사화가 웃더이다
그때 도솔암인가 광안리에서 엉덩이밑에 깔아준 분홍빛 수건은
아마 가벼운 입마춤처럼 상처가 됐겠지요
모퉁이는 항상 상현달 같은 거니까
아 그 배나무와 자작나무와 은사시나무는 동네 친구였을까요
껍질을 쓰다듬어 보면 압니다 그리움의 온도가 다르다는 것을
그들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다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뜨거운 사랑을 하고도 어떻게 남겨진 사진 한 장 없나요
엽서도 한 장 없나요
노래만 들립니다 그 가을 노래들..지키지 못할 사랑의 그 멍울들...
신현림의 "사랑은 변해도 사랑이다" "빵은 식어도 빵이다" 처럼
괴롭고 고통스러워야 현란한 꽃망울을 터트리는 이치
꽃은 아름다운게 아니라 아픈 것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시는지요
사랑은 지킬수 없는, 가질수 없는게 사랑이란 걸 왜 모.르.시.나.?
하루쯤은 아주 먼곳으로 가서 살고싶다는 사람과
다시는 쉬이 꽃이되고 싶지 않다는 사람과
맷돌같이 갈고 갈리며 살고 싶다는 사람과
벼 그루터기가 되겠다는 사람과
만만한게 홍어좆 밖에 없다고 침 튀기는 목포 홍어집 욕쟁이 아줌마가
왠지 자귀나무 꽃향기 보다 감미로운 건
이 세상 어딘가에는 꽃의 무덤이 있다는 것일 터...
우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납시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삶이 뭔지도 모르고, 인생이 도대체 뭔지 모르는
꼴통들끼리 한번 붙어 봅시다
장소와 시간요?
차후 공지 드림......
詩 김낙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