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oldies but goodies

수진리의 강 / 정태춘 박은옥

무디따 2010. 9. 11. 23:57

 

 

 4대강 반대집회 문화 광장에서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작은 물굽이 강가에 허리 구부려 몸들을 씻고
빛나는 물결, 그 강둑길, 그리움처럼들 돌아올 시간

            음, 미풍에도 억새풀은 떨고,
            풀섶에도 고운 들꽃들은 피어
        노랑 나비, 흰 나비 아직 꽃잎에 날고
          이제 그 위에 저녁 노을이 깃들면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도회지 변두리에도 긴긴 그림자 해 떨어지고
      구비구비 골목길 일 나간 사람들 돌아올 시간

            음, 가파른 언덕길 전신주엔
            그 억새 강가의 바람이 불고
      

 거기 강변의 나비 날개짓으로 파르르
     여기 창문마다 하나 둘 형광등들을 켜는데

              골목길 뿌연 등불 아래로
           고단한 사람들 서둘러 지나가고
    먼 길 강물 숨죽여 그들 발 아래로 흘러만 가고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