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Wayfaring Stranger

축서사, 닭실마을, 청암정, 충재유물관, 석천정사

무디따 2010. 5. 16. 11:50

 

 

 

 

 

 

 

 

 

 

 

 

 

 

 

 

 

 

 

 

 

 
살면서는 바람에게서 사리나 수습해

아이들 젖니 같은 시나 몇 편 쓰고

그도 못 잊을 것들 있거든

내 정강이뼈에 묻어둔 토씨나 건져

싸리나무 게송이나 몇 줄 새기고

밥풀 닮은 꽃가지나 아름아름 새기고

그러다 가면 좋으리

죽어서는 목련꽃잎 저 촉수에 목덜미 찔려가며

꽃잎에 흐르는 더듬이와 눈짓이나 주고받고

그러면 좋으리

한 세상 해 저문 바위에 기대어

생각한다

아는 체하는 구름 있거든

한들거리는 꽃모가지 되어

흔들어 줘야지

소풍 같은 내 인생

하고

 

 

생각했다/ 詩 석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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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상 해 저문 바위에 기대어

생각한다

아는 체하는 구름 있거든

한들거리는 꽃모가지 되어

흔들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