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마지막 보내는 마음 /이효녕

무디따 2010. 2. 10. 23:30

 

 

 

 

 

 

 

 

 

누군가 먼저 떠나간
어두운 이 길을 지나
이제 속마음의 문 살짝 열어
다사다난한 한 해 떠나보내면
세월은 얼마나 늙어서 다시 돌아올까 
 
가파른 삶 너무도 숨찬 길에서 
일 년 내 쉼 없이 떠돌다가 
계절풍에 맞은 그윽한 상처 안고
가슴에만 묻어둘 그런 사연 날려
이리도 아득하게 멀리 떠나보내면
세월은 어찌 종잇장처럼 너무 가벼울까
 
숲속에서 엉덩이 흔들며 울던 여우도
천 년 전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맑은 달빛 스치던 들녘 바라보며
밤하늘에 빈 구멍만 마구 뚫린
별빛 풀어내는 천년 넘긴 세상 하나  
해마다 자잘한 가지들 불리며
꽃 피우고 잎사귀 떨어뜨리며 
세월은 가슴 위에서 망각의 강물로 흐를까 
 
잊지 못할 곱디고운 아름다운 추억들
한동안 까맣게 잊은 줄 알았는데
흘러가는 세월 잡으려 해도 잡지 못하고
 힘겨운 삶의 날개소리 못 듣는 동안
술 한 잔에 기억 더듬어 떠나보내며
물방울 몇 알 석양으로 하늘 멀리 걸려
아쉬운 마음 모두 풀어 가슴에서 지워 놓고
고백 하나로 눈감아 한세월 떠나보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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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파른 삶 너무도 숨찬 길에서 
일 년 내 쉼 없이 떠돌다가 

밤하늘에 빈 구멍만 마구 뚫린
별빛 풀어내는 천년 넘긴 세상 하나  

힘겨운 삶의 날개소리 못 듣는 동안
술 한 잔에 기억 더듬어 떠나보내며 

세월은 어찌 종잇장처럼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