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09. 11. 28. 01:21

 


5분 크로키/옥당지에 먹 

 

 

 

 

반달만한 집과

무릎만한 키의 굴뚝아래

쌀을 씻고 찌개를 끊이며

이 세상에 여행 온 나는

지금 민박 중입니다

 
때론  슬픔이  밀려오면

바람소리려니 하고 창문을 닫고

알수없는 쓸쓸함에 명치끝이 아파오면

너무 많은 곳을 돌아 다녀서

그러려니 생각하며

낮은 천장의 불을 끕니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손톱만한 저 달과별

내 굴뚝과 지붕을 지나

또 어디로 가는지

나뭇잎 같은 이불을 당기며

오늘밤도 꿈속으로

민박을 하러 갑니다.

 

 

시/ 권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