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나 그냥 그렇게 산다/ 한승원
무디따
2009. 8. 20. 13:28
구름이 물었다.
요즘 무얼하고 사느냐고
내가 말했다
미역냄새 맡으며 모래알하고
마주 앉아 짐짓 그의 시간에 대하여 묻고
갈매기하고 물떼새하고 갯방풍하고 갯잔디하고
통보리 사초 나무제하고 더불어
짭짤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하며
거나하게 취한 채 먼 바다에서
객기 부리며 달려오는 파도하고 함께 재주넘고
또 술 한잔
나 그냥 그렇게 산다
그 하늘 위 그 하늘 아래에 오직 내가 혼자 서 있을 뿐
내 운명의 버거운 짐 누가 대신 짊어져 주랴 하고
노래하며 바닷가 모래밭에 열어놓은
나의 길 따라 비틀거리며
출렁거리며
.
.
.
.
.
또 술 한잔
나 그냥 그렇게 산다
그 하늘 위 그 하늘 아래에 오직 내가 혼자 서 있을 뿐
나의 길 따라 비틀거리며
출렁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