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비오는 날엔 비를 맞아라 /이채

무디따 2009. 7. 13. 20:57

 

 

 

 

 

 

 

 

비오는 날엔 비를 맞아라

비오는 날엔
빗물에 젖어 잠드는 낙엽이 되라
그리하여 낙엽처럼 썩을 줄도 알아라

한마디의 뼈도 남김없이
진액의 갈색이 나도록 썩어야
한 줌 흙이 될 수 있음을 알아라

비오는 날엔 비를 맞아라

내 가슴이 메말라
세상살이 가물어질 때를 위해
가슴으로 가슴으로 물을 채워라

그리하여
젖은 가슴으로 파릇한 싹을 키워
말라가는 세상의 풀잎이 되라

비오는 날엔
우산을 쓰지말고 비를 맞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