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분수(噴水) 김춘수

무디따 2009. 6. 29. 00:25

 

 

 

 

 


   1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姿勢)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히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2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離別)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3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