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09. 5. 12. 16:47

 

 

 

 

 

 

 

 

 

 

 

 

 石蓮이라
시들 수도 없는 꽃잎을 밟으시고
환히 이승의 시간을 초월하신 당신이옵기
아 이렇게 가까우면서
아슬히 먼 자리에 계심이여

어느 바다 물결이
다만 당신의 발밑에라도 찰락하겠나이까
또 어느 바람결이
그 가비연 당신의 옷자락을 스치이겠나이까

자브름하게 감으신 눈을
이젠 뜨실 수도 벙으러질 듯
오므린 입가의 가는 웃음결도
이젠 영 사라질 수 없으리니
그것이 그대로 한 영원인 까닭이로라

해의 마음과
꽃의 훈향을 지니셨고녀
항시 틔어오는 영혼의 거울 속에
뭇 성신의 운행을 들으시며 그윽한 당신
아 꿈처럼 흐르는 구슬줄을
사붓이 드옵신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으시고 ……

2
당신 앞에선 말을 잃었습니다
美란 사람을 절망케 하는 것
이제 마음놓고 죽어가는 사람처럼
절로 쉬어지는 한숨이 있을 따름입니다

觀世音普薩
당신의 모습을 저만치 보노라면
어느 명공의 솜씨인고 하는 건 통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어리석게 허나 간절히 바라게 되는 것은
저도 그처럼 당신을 기리는 단 한 편의
完美한 詩를 쓰고 싶은 것입니다 구구절절이
당신의 지극히 높으신 덕과 고요와 평화와
美가 어리어서 한 궁필의 무게를 지니도록
그리하여 저의 하찮은 이름 석 자를 붙이기엔
너무도 아득하게 영묘한 詩를

 

 

관세음상(觀世音像)에게/  박희진(朴喜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