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09. 5. 12. 15:22

첨부이미지

 

 

태양을 향해서
향일암이라고 말했던가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북이 무늬로 조각하며
모든 것 벗어버린
해탈의 바위를
좌우 앞뒤로 거느리고
푸른 바다와 해를 안아,

억만겁의 기원,
원효스님 깨우침의 도량에
싱그러운 동백잎은
오욕칠정의 중생들
씻기고 씻기는
새잎이네,
어렵고 어려운 1080계단,
바위와 바위틈으로
육신의 몸을 맡기며,
좁고 좁은 길,
극락은 아득하다

한 잎 바람으로도
무너질 바위 지붕 아래
보여줄 것 다 드러낸
중생의 가벼운 몸,

향일암, 관음보살 앞에 서면
막막,
바다 속에 더욱 빛나는
관음보살의 화신으로

두고 온
욕망의 덕지덕지는
흩어지고 흩어지며
부끄럽기만 하더라

동백나무, 바위 위에
두 손 마주 잡은 뜻은
이승의 오솔길
쉬어가라 함이거니

 

詩/정영자

 

 

출처 : namaste~ _ll_
글쓴이 : 무소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