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09. 5. 12. 13:46
보딩을 왜 난 수행이라고 했을까?
남들은 즐기는 놀이,스포츠가 될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극기훈련을 넘어서 수행이라는 표현이 제격이라 생각된다.
리프트를 타지 못해서 스키를 사놓고 밑에서만 어슬렁 거리다 포기한 사람이
노구에 몬 보딩인가?
이만하면 일단은 수행의 조건이 되지 않을까?
정말 너무 무서워서 못 타겠다고 뒷걸음 치는 나를 리프트에 앉히고
까마득한 산으로 달랑달랑 올라 갈 때면 온 몸이 오그라드는 듯하다.
정상 가까이에서 리프트가 멈추기라도하면 눈을 감는다.
존재의 파동도 순간 멈춘다.
팽창하는 두려움을 등에 업고
얼음으로 빛나는 슬로프를 넘어지며 넘어지며 내려온다.
엉덩방아 찧어가며 눈이 옷 속으로 스며들어 푹 젖기도하면서
삐뚤 빼뚤내려올 때면 영락 삼매다.
등산.그림,클라이밍을 할 때도 찰나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는데
보딩만큼은 아무 생각이 없이 머리가 텅 비어진다.
넘어지면서 버리고 또 버린다.
더 비워야지,
더 놓아야지,
더,
가벼워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