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스크랩] 가시나무 입춘
무디따
2008. 6. 27. 14:40
채 겨울도 떠나지 못한 들판에서
미리 푸른 것들이야 계절의 전령으로
치지
오메, 벌써 봄인갑다, 그리 오두방정으로
좌정치 못하고 들썩거리기 시작할라치면
이제 돌아오는 봄을 어찌 다 견디겠는가
낮고 볼품없는 밭두렁이나 언덕배기로부터
코딱지풀꽃이나 냉이꽃, 술꽃들이 서둘러 피어나면
듬성듬성 이름도 설운 오랑캐꽃이 또
피어나고
그러다 환장하도록 노오란 빛깔의 꽃들이
폭포처럼 쏟아져내릴 터라
미리 조심스럽다
매양 사는 꼴이 똑 같아
하나도 더 나아지는 법이 없어
늘 초라하고 곤란하면서도
어찌 봄을 또 그리워하는지
야윈 두 팔로는 햇빛을 가득
안으며
마른 가지마다 톡톡 움을 틔어볼까,
하는갑다
하찮은 바람에도 호들갑을 떤다
詩/ 김영천
늦은 귀가길 현관문을 밀다가
문득 고개 젖히고 올려다 본 밤하늘
눈이 시도록 가까이 내려 앉은 은하수일까,
겨울잠 자는 이마음
그리움의 건반으로 두드리는 목련꽃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