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따 2008. 5. 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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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후일...
내가 유리병의 물처럼 맑아질 때
눈부신 소복으로 찾아 가리다

문은 조금만 열어 놓아 주십시오
잘아는 노래의 첫귀절 처럼 가벼운
망설임의 문을 밀면-

당신은 그때 어디쯤에서 환히 눈 시린-
은백의 머리를 들어 주실까
알 듯 모를 듯 아슴한 눈길

비가 서리고 난로엔 곱게 세월묻은
주전자 하나 숭숭 물이 끓게 하십시오

손수 차 한 잔 따라 주시고 가만한
웃음 흘려 주십시오

창밖에 흰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그런날
오후에 찾아 가리다


 

詩 홍윤숙

 

30여년 전에는 겉장이 예쁜 노트에 좋아하는 시를 밤을 새워 옮겨 적곤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플래닛이 그 노트 역할을 대신한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로 삶이사막처럼 메마를 때,

심심하고 적적할 때도

여기와서 시를 고르고 이미지를 찾고 음악을 선곡해서 넣으며

 '이상'의 '날개' 주인공 처럼 빈둥거리며 놀았다.

'Maggie ' 이 곡은 나만의 음악 치료곡 best 5 안에 드는 곡이다.

기쁠 때 들으면 잔잔한 기쁨이 전신을 감싸 안고

슬플 때 들으면 그 슬픔 마져도 곱게 여과시켜

투명한 눈물 한 방울로 승화 시키곤 했다.

깊어가는 겨울밤 '방문'과 'Maggie'로

플래닛에 오신 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숭숭 물이 끓는 주전자에서 

차 한 잔 따라 드리고픈 밤에...

 

출처 : namaste~ _ll_
글쓴이 : 무소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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